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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춰서 일어난다.
어젯밤에 씻어 불려 둔 쌀을 씻어 압력솥에 올려 밥을 하고
소시지,햄을 끓는 물에 헹구어 내고
당근, 단무지를 가지런히 썰어둔다.
뜨거운 밥은 소금과 매실과 깨소금으로 간을 하면 되는데...
매실병이 당췌 열리지가 않는다.
매실원액을 락앤락의 숨쉬는 용기에 보관하고 있는데
열때마다 고생이다.
열 수 없어 가시오가피원액을 넣어서
김밥 밥에 달콤을 살짝 넣어본다.
새벽 5시부터 7시30분까지
2시간 30분을 종종걸음으로 소풍도시락을 준비한다.
아이가 직접 미리 골라 둔 과자
치토스를 작은통에 넣어주고
과일 도시락 한개와 김밥 도시락을 싸고 마무리 한다.
어쩜 이리도 간단하게 보이는지?
예전처럼 부엌을 초토화 시키지는 않지만
저 단촐한 도시락을 싸기 위해
부엌이 왜이리 엉망이 되는건지??
노력에 비해 빈약해 보이는 것은
금손을 가진 엄마들의 도시락작품을 사진으로 너무 봐서일까???
정성 가득 담아 낸 나의 작은둥이 가을소풍 도시락
'영아.. 맛있게 먹어'
'재미있게 놀다 와'
'고구마도 많이 캐서 오렴'
윗층 친구집 작은아들은 김밥을 좋아하지 않아서
주먹밥을 도시락에 싸준다고 한다.
이런 효자를 봤나..
우리집 김밥3줄을 올려다 준다.
소풍 가는 날 아침에 김밥맛을 보라고.
김밥과 소풍은 꼭 짝지 같은 조합이니...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에 주는 것은
맛이 없을까 늘 걱정스럽고 부담스럽다.
쩝.... 음식솜씨도 타고 나는것 같으다.
김밥을 싸고 있을 때
눈 비비고 일어나 내 옆에 서서
눈도 다 뜨지 않고 입을 벌린다..
입에 김밥을 쏙 넣어 주면
오물오물 거리면 쇼파에 다시 눕는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이 맛에 '엄마 하지' 싶다.
초등학생이 된 후로는 확실히 내 손길이 더디 간다.
1부터 10까지 내 손이 필요 했던 나의 둥이들은
이제 거의 스스로 많은 것을 해낸다.
도시락 싸기를 마무리 하고 있으면
혼자서 옷을 찾아 입고
혼자서 책가방을 챙기고
혼자서 씻고, 로션을 바르고
혼자서 김밥을 오다가자 집어 먹으며
아침을 먹는다.
아이들이 부쩍 자란듯 하다.
다녀오겠습니다.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가는 나의 작은 둥이
엄마 안녕
친구처럼 인사를 하고 가는 나의 큰둥이
나의 사랑이들 학교 잘 갔다 와.
믹스커피를 2잔이나 마셨구나.
하루 1잔으로 잘 유지 하고 있었는데.
어제 오늘은 실패.
많이 줄였지만 아예 끊지는 못하고 있다.
살은 어쩜 이리 서서히 부지런히 쪄서는
갑자기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40대 전업주부가 살이 찌면
너무 보기 싫은데.. 큰일이다.